가장 무서운 날에 정리하고 가장 뜨거운 날에 다시 담았습니다.
같은 종목을 팔았다 샀을 뿐인데 수량이 줄어 있었습니다.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놓쳤는지 적어봅니다.
지난 7월 마지막 주에 저지른 일입니다.
공포 매도라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손실을 두 번 확정했습니다.
그 주에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시장 흐름을 정리해두겠습니다.
| 날짜 | 코스피 | 비고 |
|---|---|---|
| 7월 24일 | -5.72% | 외국인 3조 2,683억 순매도 |
| 7월 28일 | -10.84% | 서킷브레이커 발동 |
| 7월 29일 | -5.98% | 사상 최대 실적에도 하락 |
| 7월 31일 | +17.91% | 역대 최대 오름폭 |
사흘 동안 지수가 20% 넘게 빠졌습니다.
그리고 나흘째에 17.91% 올랐습니다.
저는 이 흐름의 가장 나쁜 지점 두 곳을 정확히 골랐습니다.
28일,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날
그날 아침부터 이상했습니다.
오전 9시 6분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그래도 버텼습니다.
전에도 사이드카는 본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10시 이후 서킷브레이커가 걸리며 거래가 멈췄습니다.
그 20분이 문제였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생각만 했습니다.
재개되면 더 빠질 것 같았습니다.
거래가 다시 열리자마자 시장가로 던졌습니다.
그날 코스피는 10.84%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 그날 판 이유를 지금 정리하면
- 더 빠질 것 같다는 예감이었습니다
- 근거는 없었고 분위기였습니다
- 거래 정지 20분 동안 불안이 커졌습니다
- 재개 직후는 가장 불리한 가격대였습니다
29일, 팔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지수가 5.98% 더 빠졌습니다.
그때는 제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그날 아침에는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 60조 5,426억원, 전년 대비 557.2% 증가였습니다.
장 초반에는 6,228.52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전 10시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이걸 보고 확신이 더 굳어졌습니다.
실적이 좋아도 안 오르는 시장이라면 더 빠질 거라고요.
그래서 남은 물량도 정리했습니다.
31일, 하루 만에 뒤집혔습니다
주말을 지나 열린 장에서 지수가 급등했습니다.
1,001.89포인트 오른 6,595.45로 마감했습니다.
상승률 17.91%로 역대 최대 오름폭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7년 만의 상한가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26.81% 뛰었습니다.
장 초반에는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곧 되돌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도록 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장 후반에 다시 샀습니다.
숫자로 확인해보니
같은 금액으로 다시 샀는데 수량이 줄어 있었습니다.
간단한 계산이지만 직접 해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 가정 | 결과 |
|---|---|
| 급락 구간에 매도 | 손실 확정 |
| 반등 당일 같은 금액으로 재매수 | 보유 수량 감소 |
| 매도·매수 수수료 | 양쪽 모두 발생 |
| 결과 | 가만히 있었을 때보다 불리 |
그냥 들고 있었다면 손익이 원위치 부근이었을 것입니다.
사흘간 20% 빠지고 하루에 17.91% 올랐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낮은 가격에 팔고 높은 가격에 샀습니다.
그 차이만큼이 순수한 손실로 남았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수급 데이터를 보고 조금 위안이 됐습니다.
그리고 더 씁쓸해졌습니다.
7월 31일 반등 당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5조 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시각 개인은 대규모 순매도로 대응했습니다.
장중 개인 순매도 규모가 7조원을 넘기도 했습니다.
강제로 정리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날 반대매매 금액은 1,220억원으로 그 주 최대였습니다.
⚠️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패턴
-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서 처분효과를 보인 투자자가 조사 대상의 52.2%였습니다
- 오른 주식은 팔고 내린 주식은 붙드는 성향입니다
- 이 경향이 강할수록 성과가 저조했습니다
-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무엇이 잘못이었나
하나, 근거 없이 결정했습니다
팔 때도 살 때도 숫자가 없었습니다.
더 빠질 것 같다는 느낌과 놓칠 것 같다는 조바심뿐이었습니다.
매도 기준을 미리 정해뒀다면 달랐을 것입니다.
장중에 판단하면 매번 감정이 이깁니다.
둘, 실적으로 방향을 읽으려 했습니다
29일에 저는 실적 발표를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안 오르니 더 빠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국면을 움직인 건 실적이 아니라 수급이었습니다.
글로벌 펀드의 기계적 매도와 헤지펀드 청산 우려가 배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물량이 정리되자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읽으려던 지표가 애초에 답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셋, 비중이 너무 컸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 정도 비중이 아니었다면 잠을 못 잘 일도 없었습니다.
견딜 수 있는 크기였다면 서킷브레이커를 봐도 던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판단력은 비중이 만듭니다.
수급과 지수는 원본 데이터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바꾼 것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 규칙 | 이유 |
|---|---|
| 매도 기준을 숫자로 기록 | 장중 판단은 감정이 이김 |
| 서킷브레이커 당일 매매 금지 | 가장 불리한 가격대 |
| 재매수는 다음 날 이후 | 조바심에 고점 매수 방지 |
| 한 종목 비중 상한 설정 | 견딜 수 있어야 판단 가능 |
| 매매 이유를 한 줄로 기록 | 근거 없는 결정 걸러내기 |
마지막 항목이 의외로 효과가 큽니다.
한 줄로 못 쓰겠으면 근거가 없다는 뜻입니다.
❗ 급락장에서 특히 조심할 것
- 서킷브레이커 재개 직후는 가장 불리한 구간입니다
- 느낌으로 파는 결정은 대부분 저점 부근입니다
- 놓칠까 봐 다시 사는 것도 같은 감정의 반대편입니다
- 신용융자가 있으면 판단할 기회조차 없습니다
- 생활비와 대출금은 어떤 경우에도 넣으면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급락장에서 파는 게 항상 잘못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3년 안에 쓸 돈이거나 비중이 감당 범위를 넘었다면 정리가 맞습니다. 문제는 근거 없이 분위기로 파는 경우입니다. 기준을 미리 숫자로 정해두면 같은 매도라도 성격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팔았다면 다시 사는 시점도 함께 정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Q2. 실적 발표를 근거로 판단하면 안 되나요?
국면에 따라 다릅니다. 7월 29일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60조 5,42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5.98% 하락했습니다. 당시 시장을 움직인 건 실적이 아니라 글로벌 펀드의 기계적 매도와 청산 물량이었습니다. 수급이 실적을 덮는 구간에서는 실적으로 방향을 읽기 어렵습니다.
Q3. 이미 팔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바심에 급하게 다시 담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놓쳤다는 감정으로 사면 대체로 고점 부근입니다. 재진입 기준을 먼저 정하시고, 한 번에 넣기보다 나눠서 접근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왜 팔았는지 한 줄로 적어두면 다음 급락에서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
나흘 사이에 두 번 결정했고 두 번 다 틀렸습니다.
가장 무서운 날에 팔고 가장 뜨거운 날에 샀습니다.
공포 매도의 문제는 손실이 아니라 근거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느낌으로 판 뒤에는 느낌으로 사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두 번의 느낌은 정확히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지금은 시장이 안정된 구간입니다.
매도 기준과 재진입 기준을 지금 적어두시길 권합니다.
급락이 시작되면 적을 시간이 없습니다.
공식 자료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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