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급락 이후 계좌를 정리하다가 손익분기점을 계산해 보고는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숫자와 완전히 달랐거든요.
빚투가 왜 되돌리기 어려운지 계산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주식 이야기에는 감정이 많이 섞입니다.
버텨야 한다, 존버가 답이다 같은 말들이죠.
오늘은 감정을 빼고 계산만 해보겠습니다.
숫자는 위로도 협박도 하지 않으니까요.
먼저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입니다
공식은 간단합니다.
잃고 남은 비율의 역수를 구하면 됩니다.
절반이 남았으면 두 배가 되어야 하고, 10%가 남았으면 열 배가 되어야 하죠.
표로 보시면 감이 잡히실 겁니다.
| 손실률 | 남은 금액(1억 기준) |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
|---|---|---|
| -30% | 7,000만원 | +42.9% |
| -50% | 5,000만원 | +100% |
| -70% | 3,000만원 | +233% |
| -80% | 2,000만원 | +400% |
| -90% | 1,000만원 | +900% |
| -99% | 100만원 | +9,900% |
30% 손실까지는 감당할 만해 보입니다.
43%만 오르면 되니까요.
그런데 70%를 넘어가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세 배 넘게 벌어야 겨우 본전입니다.
99%라면 아흔아홉 배가 필요합니다.
1억을 100만원으로 만든 뒤 다시 1억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죠.
그래서 커뮤니티 사연의 결말이 비슷합니다
전 재산을 날렸다는 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옵니다. 5억이 2만원이 됐다면 손실률은 99.99%가 넘고, 회복하려면 2만5천 배가 필요합니다. 어떤 종목도 그런 수익률을 주지 않습니다. 이 구간에 도달하면 회복은 수학적으로 논의 대상이 아닙니다.
왜 이렇게 비대칭일까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50% 빠졌으니 50% 오르면 되겠다고요.
직접 계산해 보시죠.
100만원이 절반 빠지면 50만원입니다.
여기서 50%가 오르면 75만원이 됩니다.
원금이 아닙니다.
이유는 기준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내려갈 때는 100만원의 50%였고, 오를 때는 50만원의 50%죠.
주식 수익률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쌓입니다.
한 번 줄어든 원금이 다음 계산의 출발점이 되는 겁니다.
여기에 레버리지를 곱하면
2배 상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초자산이 30% 빠지는 상황입니다.
100만원이었던 레버리지 상품은 40만원이 됩니다.
기초자산의 두 배로 움직이니까요.
이제 기초자산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해봅시다.
70에서 100이 되려면 42.9%가 올라야 하죠.
레버리지 상품은 그 두 배인 85.7%가 오릅니다.
40만원에 1.857을 곱하면 약 74만원입니다.
기초자산은 본전인데 내 계좌는 -26%
-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상품은 원금에 못 미침
-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이 격차가 계속 벌어짐
- 변동성이 큰 구간일수록 손실이 더 빨리 쌓이는 구조
- 장기 보유 목적으로는 설계되지 않은 상품이라는 뜻
그래서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을 맞혀도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가는 길이 험하면 도착해도 남는 게 줄어듭니다.
여기에 이자를 더하면
빌린 돈으로 투자했다면 계산이 하나 더 붙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본전 기준선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연 7% 신용대출로 1억을 넣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절반을 잃어 5천만원이 남은 상황이고요.
3년 뒤 갚아야 할 돈은 1억2250만원입니다.
이자가 복리로 붙기 때문입니다.
5천만원이 1억2250만원이 되려면 145%가 올라야 합니다.
그냥 100%가 아니라 145%입니다.
버티는 동안 목표가 계속 도망가는 구조죠.
존버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빚으로 투자한 3년의 실제 결과를 숫자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반대매매도 계산의 결과입니다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반대매매는 갑자기 벌어지는 사고가 아닙니다.
정해진 공식에 따라 실행됩니다.
직접 계산해 보시면 훨씬 무섭게 느껴지실 겁니다.
자기자금 1억에 신용 1억을 더해 2억어치를 샀다고 해보죠.
증권사 담보유지비율이 140%라고 가정하겠습니다.
| 주가 하락률 | 평가금액 | 내 돈 기준 손실 | 담보비율 |
|---|---|---|---|
| -10% | 1억8,000만원 | -20% | 180% |
| -20% | 1억6,000만원 | -40% | 160% |
| -30% | 1억4,000만원 | -60% | 140% 도달 |
| -40% | 1억2,000만원 | -80% | 기준 미달 |
주가가 30%만 빠져도 기준선에 닿습니다.
그 시점에 내 돈은 이미 60%가 사라져 있습니다.
부족분을 채우지 못하면 다음 영업일에 시장가로 처분됩니다.
파는 시점을 내가 정할 수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강제 매도는 대개 가격이 가장 낮은 구간에서 이뤄집니다.
손실을 확정하기 가장 나쁜 자리입니다.
올여름에 실제로 벌어진 일
이 계산이 이론이 아니라는 걸 지난달 시장이 보여줬습니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빌려 투자한 금액이 7월에 사상 처음 38조원을 넘겼습니다.
2021년 동학개미 열풍 당시가 23조원 수준이었으니 67% 넘게 불어난 규모였죠.
그런데 8월 초 30조원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한 달도 안 돼 8조원 넘게 줄어든 겁니다.
전부 스스로 갚은 돈은 아니었습니다.
투자자예탁금도 6월 초 139조원대에서 7월 말 104조원대로 빠졌습니다.
많은 계좌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정리됐다는 뜻입니다.
계산이 알려주는 세 가지 원칙
첫째, 손실 한계선을 미리 정하세요
회복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표에서 보셨듯 70%를 넘어가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그 전에 멈출 기준을 숫자로 정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손실이 난 뒤에 정하려 하면 판단이 흔들립니다.
둘째, 빌린 돈은 계산에서 빼세요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곱해주지만 시간도 함께 곱합니다.
이자 때문에 본전 기준선이 매년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자기 돈으로만 하면 최소한 시간은 내 편이 됩니다.
버티는 게 전략이 되려면 이 조건이 필요합니다.
셋째, 담보비율을 계산해 두세요
신용을 쓰고 계시다면 몇 퍼센트 하락에서 반대매매가 오는지 미리 확인하세요.
거래 증권사 앱에서 담보유지비율을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그 숫자를 알면 대응할 시간이 생깁니다.
모르면 문자를 받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이 오를 때가 왜 더 위험한지 정리한 글입니다.
이미 그 구간에 계시다면
계산이 냉정했으니 이 부분도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손실이어도 삶은 정리할 수 있습니다.
투자로 생긴 빚은 구제받을 수 없다고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현재 실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이나 코인 투자 실패로 생긴 채무도 개인회생 신청이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설명입니다.
사행성 채무라 기각된다는 말은 오래된 통념에 가깝습니다.
소득이 있다면 개인회생, 변제 능력 자체가 없다면 개인파산 쪽으로 검토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상담을 받아보셔야 알 수 있습니다.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는 곳
-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상담 : 1600-5500
-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상담 : 1336
- 거래 금융기관 채무조정 창구
계산상 답이 없어 보여도 제도를 아는 사람과 이야기하면 선택지가 생깁니다. 혼자 계산기만 두드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채무조정 제도를 직접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공식 기관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손실이 -50%인데 물타기로 평균 단가를 낮추면 되지 않나요?
평균 단가는 낮아지지만 투입 원금이 늘어납니다.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은 줄어도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 자체는 커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추가 자금을 빌려서 넣는다면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손익분기점이 다시 올라갑니다.
Q2. 담보유지비율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거래하시는 증권사 앱의 신용거래 화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고 종목별로도 달라질 수 있으니 보유 종목 기준으로 조회해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Q3. 레버리지 상품은 무조건 손해인가요?
한 방향으로 꾸준히 오르는 구간에서는 유리합니다. 문제는 오르내림이 반복될 때입니다. 매일 수익률을 두 배로 맞추는 구조라 변동이 클수록 원금이 깎입니다. 짧은 기간을 겨냥한 상품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는 게 좋습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손실 30%는 43%로 회복되지만 90%는 900%가 필요합니다.
수익률이 곱하기로 쌓이기 때문에 내려간 만큼 올라와서는 원금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와 이자가 붙으면 기준선이 더 멀어집니다.
주가가 30% 빠지면 신용을 쓴 계좌는 이미 60% 손실입니다.
반대매매는 그 지점에서 실행되는 계산의 결과일 뿐입니다.
그래서 목표를 바꾸셔야 합니다.
빚투 구간에서는 회복이 아니라 멈추는 것이 유일하게 계산이 맞는 선택입니다.